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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 현대 철학 & 사회 문제 (Philosophy & Society)

알고리즘이 나를 선택하는가, 내가 선택하는가 — 실존의 주체성

by 커넥티드마인드 2025. 12. 10.

알고리즘이 나를 선택하는가, 내가 선택하는가?
실존의 주체성에 대한 철학적 성찰

오늘 우리는 매일 ‘추천받으며’ 살아갑니다.
유튜브가 영상을, 넷플릭스가 영화를,
쇼핑 앱이 취향을 대신 골라줍니다.
심지어 음악조차 “당신이 좋아할 만한 곡”이라며 자동으로 흘러나옵니다.

그럴 때 문득 이런 생각이 듭니다.

“정말 내가 선택하고 있는 걸까,
아니면 선택당하고 있는 걸까?”

이 질문은 단순한 기술 비평을 넘어,
존재의 철학적 문제로 이어집니다.
프랑스 철학자 장 폴 사르트르(Jean-Paul Sartre)는
인간을 이렇게 정의했습니다.

“인간은 스스로 선택하는 존재다.”

그런데 오늘날, 우리의 선택은 알고리즘이라는 타자에 의해
점점 ‘자동화’되고 있습니다.
이때 실존은 어떤 방식으로 유지될 수 있을까요?



🧠 선택의 자유가 아닌, 선택의 책임

사르트르는 인간을
“본질보다 존재가 앞서는 존재”라고 말했습니다.
즉, 인간은 미리 정해진 본질이 아니라,
자신의 선택을 통해 스스로의 본질을 만들어가는 존재입니다.

그는 말했습니다.

“당신이 하는 모든 선택은 곧 당신 자신이다.”

하지만 오늘날의 디지털 환경은
이 ‘선택의 자유’를 교묘히 압축합니다.

우리는 ‘좋아요’를 누르지만,
그 ‘좋아요’가 다음 콘텐츠의 추천을 결정하고,
그 추천이 다시 우리의 선택을 형성합니다.

즉, 알고리즘은 우리 선택의 거울이면서, 동시에 조련사입니다.

그러나 사르트르식 실존주의에 따르면,
그 어떤 환경도 인간의 자유를 완전히 박탈하지는 못합니다.
왜냐하면 인간은 그 영향을 ‘자각할 수 있는 존재’이기 때문입니다.

⚖️ 하이데거의 시선: ‘존재 망각’의 시대

하이데거(Martin Heidegger)는 기술 문명을 ‘존재의 망각’이라 불렀습니다.
그는 말했습니다.

“기술은 세계를 자원으로 만들고, 인간을 그 일부로 편입시킨다.”

즉, 기술은 인간을 ‘주체’로 대하지 않고
‘데이터’로 재구성합니다.

오늘날 알고리즘은
우리를 소비 패턴, 클릭 속도, 관심사로 분해합니다.
그 안에서 인간은 점차 ‘존재’가 아니라 ‘통계적 존재자’로 축소됩니다.

하이데거는 이를 경고하며 말했습니다.

“기술의 본질은 기술 그 자체가 아니다.
그것은 인간을 어떻게 드러내는가에 있다.”

즉, 문제는 기술이 아니라 우리의 태도입니다.
우리가 기술을 단순한 편리함으로만 받아들일 때,
우리는 스스로를 ‘객체화된 존재’로 만들어버립니다.

🌱 실존의 주체성 — “의식적인 선택”의 복원

그렇다면, 알고리즘 시대의 인간은
어떻게 ‘주체’로 남을 수 있을까요?

사르트르의 대답은 단순합니다.

“당신이 의식적으로 선택하는 순간, 당신은 자유롭다.”

즉, 선택의 방향이 아니라 선택의 자각이 중요합니다.

알고리즘은 우리가 좋아할 만한 것을 보여줍니다.
하지만 ‘좋아함’은 결코 필연이 아닙니다.
그건 언제나 결정이 아닌 반응의 문제이기 때문입니다.

다르게 말해,
당신이 무엇을 클릭하느냐보다 중요한 건
왜 그것을 클릭했는가를 아는 것입니다.

그 ‘왜’를 붙잡는 순간,
우리는 여전히 실존의 주체로 존재할 수 있습니다.

🪞 알고리즘 시대의 철학적 실천

의식적인 소비를 하기
추천된 콘텐츠를 그대로 따르지 말고,
“이건 진짜 내가 보고 싶은 걸까?”라고 자문해보세요.

자신의 리듬을 되찾기
자동 재생을 멈추고,
‘스스로 고르는 시간’을 회복하세요.
그것이 사르트르가 말한 실존적 자율성입니다.

데이터 아닌 존재로 살기
나의 클릭이 아니라, 나의 생각이 나를 정의합니다.
‘무엇을 봤는가’보다 ‘무엇을 느꼈는가’를 기억하세요.



💡 결론: 선택은 여전히 인간의 몫이다

알고리즘은 우리의 취향을 분석하고 예측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선택의 의미를 대신 느낄 수는 없습니다.

철학자들이 말한 ‘실존’은,
환경이 아닌 의식의 문제였습니다.

“당신이 선택하지 않으면, 누군가가 대신 선택할 것이다.”

오늘, 스크롤을 내리는 손끝에서
당신의 자유가 작동하고 있습니다.
그 자유는 작지만, 결코 사라지지 않습니다.

알고리즘이 나를 선택하더라도,
그 순간 나는 여전히 ‘선택하는 존재’로 남을 수 있습니다.

그게 바로,
실존의 주체로 산다는 것의 의미입니다.